1.유튜브 링크
- 아티스트: 나스 (Nas) / 본명: Nasir bin Olu Dara Jones
- 발매일: 2001년 12월 18일 (나스의 28번째 생일 즈음이자, 힙합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전쟁의 해’)
- 레이블: Ill Will / Columbia Records
- 프로듀서: Large Professor, DJ Premier, L.E.S., Trackmasters, Salaam Remi, Swizz Beatz, Megahertz, Chucky Thompson 등 (1집의 주역들과 새로운 장인들)
- 장르: East Coast Hip Hop, Hardcore Hip Hop, Boom Bap
- 평가: 3, 4집의 부진을 씻어내고 “나스는 죽지 않았다”를 증명한 커리어 제2의 전성기. 힙합 잡지 <The Source>에서 만점을 획득하며 클래식 반열에 등극.
3. 가사, 해석, 비평
(1) 원문 및 해석
Fuck Jay-Z!
제이 지 엿 먹어라!
(What’s up, niggas?, Ayo, I know you ain’t talkin’ about me, dog You? What?!)
뭐냐, 새끼들아? 어이, 설마 내 얘기 하는 거 아니지? 개X끼야. 너? 뭐라고?!
Fuck Jay-Z!
제이 지 엿 먹어라!
(You been on my dick, nigga You love my style, nigga)
내 X이나 빨던 새X. 내 스타일 따라하던 놈.
Fuck Jay-Z!
(I) Fuck with your soul like ether
난 에테르처럼 네 영혼을 마비시키고 불태워버려.
(Will) Teach you – the king – you know you
왕이라고 자처하는 너에게 가르쳐주마, 네가 누군지 알지?
(Not) God’s Son across the belly
내 배 위엔 ‘신의 아들(God’s Son)’ 문신이 새겨져 있지.
(Lose) I prove you lost already
넌 이미 졌다는 걸 내가 증명해주마.
Brace yourself for the main event, y’all impatiently waitin’
메인 이벤트를 위해 정신 바짝 차려, 다들 애타게 기다렸잖아.
It’s like an AIDS test, what’s the results? Not positive
이건 마치 에이즈 검사 같지, 결과가 뭐냐고? ‘Positive(긍정적/양성)’는 아니야.
Who’s the best: Pac, Nas and B.I.G.? Ain’t no best
누가 최고지? 팍, 나스, 그리고 비기? 최고는 없어.
East, West, North, South, flossed out, greetings
동서남북, 부를 과시하는 놈들까지 모두, 인사나 하지.
I embrace y’all with napalm
난 너희 모두를 네이팜탄으로 안아주마.
Blows up, no guts left, chest/face gone
폭발하고, 내장은 사라지고, 가슴과 얼굴도 날아가겠지.
How could Nas be garbage? Semi-autos at your cartilage
나스가 쓰레기라고? 네 연골에 반자동 권총을 박아줄게.
🎵Note: Garbage – Cartilage 라임.
Burner at the side of your dome, come out of my throne!
네 머리 옆에 총을 들이댈 테니, 내 왕좌에서 내려와!
I got this locked since ’91, I am the truest
난 91년부터 이 게임을 장악했어, 내가 가장 진짜니까.
Name a rapper that I ain’t influenced
내가 영향력을 주지 않은 래퍼가 있으면 대봐.
Gave y’all chapters, but now I keep my eyes on the Judas
너희에게 경전을 하사했지만, 이제 이 ‘유다(배신자)’를 지켜보고 있지.
With Hawaiian Sophie fame, kept my name in his music
‘Hawaiian Sophie’ 따위나 부르던 놈이, 내 이름을 지 노래에 팔고 있군.
🎵Note: 제이 지의 흑역사인 ‘Hawaiian Sophie(상업적 댄스 랩 시절)’를 언급하며, 그의 ‘근본’이 얼마나 천박한지 폭로함.
👉 [해설: 영혼의 소각 –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제5원소, 에테르]
- 에테르(Ether)가 뭘까?: 에테르는 수술할 때 쓰던 강력한 마취제이다. 즉, “너를 마취시켜서 아무 대응도 못 하게 만들겠다”는 뜻. 고대 과학에서 우주 공간을 채우고 있다고 믿었던 제5원소이기도 하다. 나스는 “내 랩이 공기처럼 퍼져서 너를 마비시킬 것이고, 그 기운으로 너의 영혼을 태워버리겠다”는 신화적 권위를 부여하기 위해 이 물질을 테마로 삼았다.
- Not Positive의 뜻?: 제이 지는 항상 비즈니스와 패션 쪽에 관심이 많았고, 자신의 성공을 ‘Positive(긍정적)’인 것으로 포장했다. 나스는 이걸 비틀어서 “네 인생이 긍정적이라고? 아니, 넌 에이즈 검사에서 ‘Positive(양성)’ 판정을 받을 놈” 이라고 조롱한 것이다. 그런데 뒤에 바로 “Not positive”라고 한 건, “너는 그 불결한 병에 걸린 것보다 더 못한, 인생 자체가 아무 가치가 없는 음성(Negative)”이라고 공격한 것이다. 당시 나스는 제이지를 거리의 거친 맛이 없고 계집애 같다고 생각했다.
- 인사를 나누고 네이팜탄을 터뜨리는 이유?: 팍, 나스, 비기.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주권자들이다. 일단 예우를 차려주지만, 너희가 아무리 잘났다고 떠들어봐야 내 앞에서는 다 구워질 운명이라는 오만함을 표현하는 것.
- 제이 지의 1989년: 제이 지는 1집 ‘Reasonable Doubt’ 에서 자신을 “뉴욕 지하 경제를 주무르던 허슬러”로 묘사했다. 하지만, 89년의 제이 지는 그의 스승 ‘Jaz-O’의 옆에서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코믹한 댄스 랩을 하던 ‘연예인’ 지망생이었다. 힙합에서 무명 시절의 초심은 그 사람의 ‘원형(Originality)’이다. 나스 입장에서는 돈만 된다면 광대 짓(Hawaiian Sophie)도 서슴지 않던 놈이, 원래부터 ‘Real’이었던 척하는게 역겹다는 것이다. 나스는 17살 때부터 씬을 뒤집어 놓은 정통 래퍼였으므로 제이 지는 태생이 천박하다고 공격한게 당시 리스너들에게 강하게 먹혔다.
(I) Fuck with your soul like ether
(Will) Teach you – the king – you know you
(Not) God’s Son across the belly
(Lose) I prove you lost already
Ayo, pass me the weed!
어이, 대마 좀 넘겨봐!
Put my ashes out on these niggas, man
이 새끼들 머리 위에 내 담뱃재를 털어주마.
Ayo, you faggots, y’all kneel
어이, 이 기집애 같은 놈들아, 다 무릎 꿇어.
And kiss the motherfuckin’ ring!
그리고 내 손가락의 반지에 입이나 맞춰!
(I) Fuck with your soul like ether
(Will) Teach you – the king – you know you
(Not) God’s Son across the belly
(Lose) I prove you lost already
I’ve been fucked over, left for dead, dissed and forgotten
난 뒤통수 맞고, 죽게 내버려졌고, 디스당하고 잊혔었지.
Luck ran out, they hoped that I’d be gone, stiff and rotten
운은 다했고, 놈들은 내가 뻣뻣하게 썩어서 사라지길 바랐어.
Y’all just piss on me, shit on me, spit on my grave
너희는 내 위에 오줌을 싸고, 똥을 싸고, 내 무덤에 침을 뱉었지.
Talk about me, laugh behind my back, but in my face
내 험담을 하고, 내 뒤에서 비웃었어. 하지만 내 앞에서는…
Y’all some well-wishers, friendly-acting, envy-hiding snakes
잘되길 바라는 척, 친한 척하며 질투를 숨기는 뱀 같은 놈들이지.
🎵Note: Grave – Face – Snakes로 이어지는 [ei] 라임. 나스는 뱀 비유를 잘 쓰는데, 치찰음을 강하게 내서 쉭쉭 거리는 느낌을 연출한다.
With your hands out for my money, man, how much can I take?
돈을 바라고 내게 손을 내미는 너희를, 내가 대체 얼마나 더 참아줘야 하지?
👉 [해설: 디스 문화 이해하기]
- 뉴욕의 패권 전쟁: 1997년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 사후, 뉴욕 힙합 씬의 왕좌는 비어 있었다. 제이 지는 상업적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엔 언제나 ‘나스가 진짜 왕’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나스를 밟지 않으면 평생 ‘2인자’ 혹은 ‘장사꾼’ 소리를 들을 판이었다. 사생활적인 트러블도 있었다. 제이지의 절친한 동네 동생인 멤피스 블릭(Memphis Bleek)과 나스의 신경전이 있었고, 제이 지가 나스의 전 여자친구와 엮였다는 소문 등 여러가지 잡음이 결합되면서 이렇게 싸우게 되었다.
- envy-hiding snakes: 나스의 초기 앨범을 관통하는 혐오의 대상은 바로 ‘질투’다. 게토는 한정된 자원을 두고 싸우는 제로섬 게임의 장이다. 여기서 타인의 성공은 곧 나의 상실이자 위협이 된다. 양동이를 탈출하려는 탁월한 게를 밑에서 잡아끄는 평범한 게들(Crab Mentality)의 집요함…래퍼들이 상업적 부에 집착하거나, 나스처럼 예술적/신화적 고결함을 추구하는 것은 결국 이 ‘질투와 살육’의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재즈의 황금기에도 이런 문화가 있었다. 1920~40년대 재즈 피아니스트나 색소폰 연주자들은 클럽에서 밤새도록 연주 대결을 벌이면서, 상대방을 무대 아래로 쫓아내려고 했다. (Cutting Contest, 커팅 콘테스트)
- 민주주의의 울타리와 힙합의 야생성: 다양성과 공존을 미덕으로 삼는 현대 민주 사회는 주권을 1/N로 잘게 쪼개 서로를 존중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밑바닥에서 탄생한 힙합에는 그런 평화는 가식일 뿐이다. 그래서 힙합 씬에서는 내 사람(Family)에게는 무한한 신뢰를 보이며 투어 버스에 태우지만, 적(Enemy)은 가차 없이 숙청한다. 이것이 본래 자연계의 원초적 질서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왜 래퍼들이 싸우는 것에 열광하는 걸까?
- 그 것은 대중들이 가부장적 민주주의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욕하지마라’, ‘싸우지말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라’라고 교육받으며 자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의 내면에는 싫은건 싫다고 하고, 약한 것은 짓밟고 싶은 야생성이 있다. 그래서 명예와 목숨을 건 래퍼들의 생존 게임을 보면서 이국적인 것, 진짜인 것이라고 느끼며 열광하게 된다. 프랑스 철학자 기 드보르, 장 보드리야르는 대중들이 ‘이미지’에 열광하는 것의 원인이 자본주의의 상업성이라고 비판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대중이 디스전에 열광하는 이유는 민주복지국가의 검열과 안전지상주의에 의해 ‘가축’이 된 현대인이 ‘야생’을 대리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스가 힙합 정신의 본질이다. 켄드릭 라마 – 드레이크 디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힙합은 ‘너 싫고, X같다’고 욕하는 것이 허용되는 예술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적이다. 디스를 잘하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When these streets keep callin’, heard it when I was sleep
거리가 나를 계속 부를 때, 내가 잠들어 있을 때도 그 소리가 들렸지
That this Gay-Z and Cock-a-Fella Records wanted beef
이 ‘게이-지’랑 ‘카카-펠라(X까-펠라)’ 레코즈가 싸움을 걸어왔다는 소식 말이야
🎵Note: 제이 지의 이름과 레이블(Roc-A-Fella)을 동성애적인 비유로 변형한 ‘네임 디스(Name Diss)’
Started cockin’ up my weapon, slowly loadin’ up this ammo
난 내 무기를 장전하고, 천천히 이 탄환들을 채워 넣기 시작했어.
To explode it on a camel and his soldiers
저 ‘낙타(Camel)’새끼와 그 쫄따구들 위로 터뜨려버리기 위해서 말이지.
🎵 Note: Weapon – Ammo – Camel로 이어지는 라임 및 이미지. ‘낙타’는 제이 지의 외모를 비하하는 유명한 별명
I can handle this for dolo, and his manuscript just sound stupid
나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어. 그리고 놈이 쓴 원고(가사)는 그냥 멍청하게 들릴 뿐이지.
When KRS already made an album called Blueprint (dick!)
이미 KRS-One이 ‘Blueprint’라는 앨범을 만들었었는데 말이야, 이 X같은 놈아!
🎵 Note: 제이 지의 명반 ‘Blueprint’의 제목이 이미 전설적인 래퍼 KRS-One의 곡/앨범 컨셉에서 따온 것임을 지적하며, 그의 ‘독창성(Originality) 부재’를 공격하는 것.
First Biggie’s your man, then you got the nerve to say
처음엔 비기가 네 친구라고 떠들더니, 이제 와서 감히 말할 배짱이 생겼나 보지?
That you better than B.I.G.
네가 비기보다 더 낫다고 말이야.
Dick-suckin’ lips, why don’t you let the late great veteran live?
그 X이나 빨아대는 입술로 말이지. 그냥 그 돌아가신 위대한 베테랑을 좀 편히 쉬게 내버려 두면 안 되겠냐?
🎵 Note: 이 곡의 가장 치명적인 ‘도덕적 공격’이다. 비기의 친구를 자처하며 마케팅에 이용하던 제이 지가, 정작 비기가 죽고 나니 ‘내가 비기보다 위’라고 주장하는 입을 Dick-suckin’ lips 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제이 지는 입술이 두꺼운데 이 부분을 찝어서 외모 공격도 추가했다.
I… will… not… lose
God’s son across the belly
I prove you lost already
The king is back, where my crown at?
Ill Will, rest in peace!
Let’s do it, niggas!
(I) Fuck with your soul like ether
(Will) Teach you – the king – you know you
(Not) God’s Son across the belly
(Lose) I prove you lost already
Y’all niggas deal with emotions like bitches
너희 새끼들은 계집애들마냥 감정적으로 굴지.
What’s sad is I love you, ’cause you’re my brother
슬픈 건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거야, 넌 내 형제였으니까.
You traded your soul for riches
하지만 넌 부를 얻기 위해 네 영혼을 팔아넘겼어.
My child, I’ve watched you grow up to be famous
내 아들아, 네가 유명해지는 걸 내가 다 지켜봤단다.
And now I smile like a proud dad watchin’ his only son that made it
이제 난 성공한 외아들을 바라보는 자랑스러운 아빠처럼 미소 짓고 있지.
You seem to be only concerned with dissin’ women
넌 여자들을 디스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더군.
Were you abused as a child?
어릴 때 학대라도 당했니?
Scared to smile? They called you ugly?
웃는 게 무서워? 사람들이 못생겼다고 놀려대던?
Well, life is harsh, hug me, don’t reject me
글쎄, 인생은 원래 가혹한 거란다. 나를 거부하지 말고 그냥 안기렴.
Or make records to disrespect me, blatant or indirectly
대놓고든 돌려서든, 나를 모욕하는 곡 따위는 만들지 말고 말이야.
In ’88 you was gettin’ chased through your building
88년도에 넌 네 아파트 복도에서 쫓겨 다니기 바빴지.
Callin’ my crib and I ain’t even give you my numbers
난 번호를 준 적도 없는데 내 집으로 전화를 해대더군.
All I did was give you a style for you to run with
내가 해준 거라곤 네가 먹고살 수 있게 내 ‘스타일’을 나눠준 것뿐이야.
Smilin’ in my face, glad to break bread with the God
내 앞에서는 생글생글 웃으며 ‘신(나스)’과 함께 밥 먹는 걸 영광으로 알았으면서.
Wearin’ Jaz’ chains, no TECs, no cash, no cars
그땐 네 스승 ‘Jaz-O’의 체인이나 빌려 차고 다녔지. 총도, 현찰도, 차도 없던 주제에.
No jail bars, Jigga, no pies, no case
감옥 근처에도 안 가봤잖아, 지가(Jigga). 약도 안 팔아봤고, 전과 하나 없으면서.
👉 [해설: 훈육 — 상대를 ‘결핍된 아이’로 전락시키는 프레임의 마법]
- 외모 컴플렉스와 유년기 트라우마: 나스는 제이 지가 여성 적대적인 가사를 쓰는 이유를 마초성으로 보지 않는다. 찌질해서 그렇다고 본다. 그래서 개성 강한 외모 때문에 여성들에게 거절당했던 ‘피해 의식’과 연결해버린다. 제이 지는 실제로 입술과 코 등 외모에 대한 대중의 조롱에 민감했는데, 나스는 이 급소를 정확히 찔렀다. 이에 이성을 잃은 제이 지는 맞대응곡 “Supa Ugly”에서 나스의 전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추태를 부린다. 디스전의 핵심은 ‘잔인하되 저급하지 않아야 함’에 있는데, 비트도 별로고, 은유도 없고, 아이까지 공격한 제이 지의 가사는 대중은 물론 자신의 어머니에게까지 외면당했다. 결국 제이 지는 어머니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여 방송에서 공식 사과를 하게 된다.
- 위대한 아비와 길 잃은 자식: 나스는 제이 지를 대등한 라이벌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을 동경해 번호를 수소문하던 ‘팬’이자, 자신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자식’으로 프레임을 바꿔버린다. 나스는 아버지가 아들을 타이르듯 부드러운 말투로 제이 지를 해체한다. 스스로 거리에서 살아남아 본 적도 없으면서, 아버지가 물려준 스타일로 돈을 벌어놓고 이제 와서 아비에게 대드는 철부지… 나스는 이 프레임을 통해 제이 지가 공들여 구축한 ‘냉혹한 허슬러’ 이미지를 단숨에 ‘가정 교육이 필요한 아이’의 이미지로 전복시켰다.
- 거창한 닉네임 속에 숨은 ‘가짜’: ‘Jigga’는 제이 지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닉네임이다. 그의 프리스타일 속도가 ‘기가와트(Gigawatt)’급이라는 찬사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나스는 이 빛나는 별명을 ‘허풍’으로 바꾼다. “지가(Jigga)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제왕 노릇을 하지만, 정작 마약 뭉치 하나 팔아본 적 없고 감옥 문턱도 못 가본 깨끗한 모범생 아니냐?”는 공격을 하고 있다. 거리의 문법에서 ‘모범생’이라는 공격은 클리셰처럼 사용되는데, 사실 나스도 범죄 경험이 있는 코르메가에게 ‘너는 방 안에서 거리를 관찰하며 시 쓰던 주제에 언제 총 들고 약 팔았냐?’라고 비슷한 공격을 당한적이 있다. “창밖을 보던 모범생” 나스가 “낙타 닮은 모범생” 제이 지를 혼내는 장면.. 이런 것을 파헤치는 것이 힙합의 즐거움이다.
Just Hawaiian shirts, hangin’ with little Chase
하와이안 셔츠나 걸치고, 꼬맹이 체이스랑 어울려 놀았지.
You a fan, a phony, a fake, a pussy, a Stan
넌 그냥 팬이고, 사기꾼이고, 가짜고, 겁쟁이고, ‘스탠(광팬)’일 뿐이야.
I still whip yo’ ass, you 36 in a karate class?
난 여전히 네 엉덩이를 때려줄 수 있어. 36살 처먹고 가라데 학원이나 다니냐?
You Tae-Bo ho, tryna work it out, you tryna get brolic?
이 태보(Tae-Bo)나 하는 년아, 몸 좀 만들어서 근육질(Brolic)이라도 돼보려고?
🎵Note: 태보는 미국의 태권도인 빌리 블랭크스가 고안한 태권도와 권투, 에어로빅 등의 요소를 조합한 운동
Ask me if I’m tryna kick knowledge?
나더러 지식(Knowledge) 좀 전수해달라고 물어보는 거냐?
Nah, I’m tryna kick the shit you need to learn though
아니, 난 네놈이 반드시 배워야 할 ‘참교육’을 시전하는 중이다.
That ether, that shit that make your soul burn slow
바로 그 에테르, 네 영혼을 천천히 타오르게 만들 그 물질 말이야
Is he Dame Diddy, Dame Daddy or Dame Dummy?
그놈은 데임 디디냐, 데임 대디냐, 아니면 데임 멍청이냐?
Oh, I get it, you Biggie and he’s Puffy
아, 이제 알겠군. 네가 ‘비기’고 그놈이 ‘퍼프 대디’ 역할을 하는 거구나.
Rocafella died of AIDS, that was the end of his chapter
로카펠라는 에이즈로 죽었지, 그게 그의 인생 마지막 장이었어.
👉 [해설: ‘에테르’가 태워버린 제이 지의 실체]
이 분은 역사적 맥락이 복잡해서, 이해가 어렵다. 하나씩 살펴보자.
- 제이 지의 나이 논란: 공식적으로 제이지는 1969년이다. 2001년 ‘Ether’가 발표될 당시 제이지는 만 31세였다. 그런데 나스는 “너 사실은 서른여섯 살이잖아” 라고 하면서, 제이지가 실제보다 훨씬 늙어 보인다고 비꼬았다. 17세에 이미 씬의 정점에 올랐던 나스에 비해, 20대 후반에야 뒤늦게 데뷔한 제이 지에게는 ‘나이를 세탁했다’는 의혹이 늘 따라다녔다.
- 가라데와 태보: 나스는 제이 지가 몸을 만들고 운동하는 걸 보고 “야, 넌 거리의 전사가 아니라, 비디오 보면서 다이어트 댄스 추는 아줌마나 가라데 학원 다니는 꼬맹이랑 다를 게 뭐냐?”라고 비꼰 것이다. 나이 속이고 아줌마/애들 노는 데 끼어든 못생긴 아저씨라는 공격이 너무 강해서 이후에 뭘해도 ‘늙어보인다’는 놀림을 받았다.
- Puffy & Biggie: 퍼프 대디는 힙합과 대중 팝 감성을 결합해 돈이 되는 음악으로 만드는 귀재였고, 비기는 예술의 왕이었다. 나스는 제이 지의 로카펠라 파트너였던 데임 대시(Dame Dash)를 언급하며, 그들의 관계를 비기와 퍼피의 ‘싸구려 카피캣’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뉴욕 브루클린의 마약 판매상(Hustler) 로카펠라 이름을 가져와서 “진짜 로카펠라는 에이즈로 죽었는데, 왜 그런 사람의 이름을 따서 회사를 지었냐며 한번 더 정체성을 공격했다.
- Ask me if I’m tryna kick knowledge?: 힙합 문화에서 ‘Kick knowledge’는 억압받는 흑인들에게 역사, 철학, 종교 등을 가르치는 ‘계몽 활동’을 뜻했다. ‘지식’을 갖춘 인물은 커뮤니티에서 존경받았다. 그래서 나스도 1집부터 게토의 비극을 신화적 지혜로 풀어내고 있었고, 스스로 자부심도 있었다. 그런데 제이 지는 ‘난 지식 대신 돈(Business)을 택했다’는 컨셉의 가사를 많이 썼다. 나스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 들어서, “넌 돈은 많을지 몰라도, 지식(Knowledge)은 하나도 없지? 그래서 나한테 와서 한 수 배우고 싶은 거냐?”라고 묻고, 몽둥이로 참교육하겠다 (tryna kick the shit you need to learn)고 선언하고 있다.
And that’s the guy y’all chose to name your company after?
에이즈로 죽은 그런 놈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었다고?
Put it together: I rock hoes, y’all rock fellas
잘 들어봐: 난 여자들을 흔들지만(Rock hoes), 너희는 남자(Fellas)들이랑 비비적대지.
🎵Note: Roc-A-Fella 라는 브랜드 이름을 Rock-A-Fella(남자를 흔들다/사랑하다)로 재해석한 언어유희.
And now y’all try to take my spot, fellas
그러면서 이제 내 자리를 뺏으려 드나 보지, 친구들?
Feel these hot rocks, fellas, put you in a dry spot, fellas
내 뜨거운 총알(Hot rocks) 맛 좀 봐라, 너희를 아주 곤란한 곳(Dry spot)에 처박아주지, 새끼들아.
In a pine box with nine shots from my Glock, fellas
내 글록에서 뿜어져 나온 아홉 발의 총탄과 함께, 소나무 관(Pine box) 속에 눕혀주마.
🎵Note: Fellas를 마디 끝 마다 의도적으로 박으면서, 동시에 Spot – Rocks – Spot – Box – Shots – Glocks로 [a] 모음 라인을 중간에 삽입해서 타격감, 압박감을 높이는 고난도 기법이다.
Foxy got you hot ’cause you kept your face in her puss
폭시 브라운이 널 화나게 했나 본데, 그건 네가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박고 있었기 때문이지
What you think, you gettin’ girls now ’cause of your looks?
설마 네가 지금 여자들을 꼬시는 게 네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Note: 폭시 브라운은 AZ, 나스 등과 힙합 그룹 The Firm에서 활동했던 여성 래퍼. 그룹 실패 후, 제이 지 사단으로 갔는데, 둘 사이에 염문설이 있었다. 제이 지는 돈과 명성이 없으면 여자들이 쳐다보지도 않을 못생긴 놈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Ne-gro, please! You no-mustache-havin’
제발 좀, 이 깜둥아! 콧수염도 제대로 안 나는 놈아.
With whiskers like a rat, compared to Beans you whack
쥐새끼 같은 수염이나 달고 말이야, 비니 시겔(Beans)에 비하면 넌 형편없어.
🎵Note: Rat – Whack 라임. 제이 지의 외모를 다시 한번 ‘쥐’로 비하하며, 같은 레이블 소속인 비니 시겔보다 랩을 못한다고 폭격함.
And your man stabbed Un and made you take the blame
네 친구가 ‘언(Un)’을 찔렀는데, 네가 그 죄를 다 뒤집어썼지.
🎵Note: 제이 지가 제작자 언 리베라를 칼로 찔러 체포됐던 사건. 동료에게 배신당하는 신세라는걸 조롱함.
You ass, went from Jaz to hangin’ with KaneTo Irv, to B.I.G. –
이 멍청아, 넌 Jaz-O한테 붙었다가, 빅 대디 케인, 어브 고티, 비기까지…
and Eminem murdered you on your own shit
심지어 에미넴은 네 노래(Renegade)에서 널 완전히 발라버렸지.
You a dick-ridin’ faggot, you love the attention
넌 강한 놈들한테만 붙어먹는 놈이야, 그저 관심받는 걸 좋아할 뿐이지.
Queens niggas run you niggas, ask Russell Simmons! Ha!
퀸즈 놈들이 너희를 지배한다, 러셀 시몬스한테 물어봐! 하!
R-O-C get gunned up and clapped quick
로카펠라는 총 맞고 순식간에 끝장날 거다.
J.J. Evans get gunned up and clapped quick
J.J. 에반스(제이 지 비하) 같은 놈은 총 맞고 골로 갈 거야.
👉 [해설: 기생적 비즈니스와 ‘Renegade’의 패착]
- 레버리지(Leverage)의 달인: 제이 지의 초기 커리어는 ‘당대 권력과의 결탁’으로 요약된다. 80년대에는 재즈-오(Jaz-O)와 빅 대디 케인(Big Daddy Kane) 곁에서 기술적 랩을 선보이며 얼굴을 알렸고, 90년대에는 어브 고티(Irv Gotti)와 비기(B.I.G.)라는 거물들의 아우라에 기생했다. 비기와 “The Commission”이라는 팀을 만들려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이 지는 비기가 죽자마자 ‘정통 계승자’를 자처하며 그의 가사를 전유(Appropriation)하는데, 이것은 비기의 신화적 자산을 자기 자본으로 약탈하는 전략이었다. 나스는 이걸 쭉 보면서 “야, 넌 오리지널 아이디어가 하나라도 있냐? 전부 남이 닦아 놓은 길에 숟가락 얹고 있네” 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에미넴(Eminem)에게 점령당한 영토: “돈이 된다면 누구의 스타일도 흡수한다”는 제이 지의 실용주의 경영은 배울만하지만, 예술적으로는 참사를 부르기도 했다. 그 정점이 바로 에미넴과 함께한 ‘Renegade’다. 대다수 리스너와 평론가들은 이 곡에서 피처링 아티스트인 에미넴이 주인공인 제이 지를 압도했다고 평가한다. 나스는 이 지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넌 네 앨범의 킬링 트랙에서조차 백인 래퍼에게 주권을 찬탈당했다”며 제이 지의 래퍼로서의 자존심을 완전히 도축해버렸다. 나스의 이 공격이 너무 강렬해서, 요즘도 피처링 가수가 원곡 가수보다 랩을 잘하면 “Renegaded 당했다”는 표현을 쓸 정도이다.
- 제이 지를 위한 변명: 사실 ‘Renegade’에서 제이 지가 밀린 데에는 기술적 필연성이 존재한다. 이 곡을 들어보면, 에미넴 초창기 앨범의 비트와 느낌이 거의 유사하다. 실제로 이 곡 프로듀서는 제이 지가 아니라 에미넴이다. 에미넴은 자신의 스타카토 플로우와 하이톤 랩이 돋보이도록 저음역과 중음역을 꽉 채우고 특유의 잔향을 배치하는 비트를 자주 사용한다. 에미넴의 비트는 그의 칼 같은 박자감에는 완벽한 무대가 되지만, 제이 지처럼 중저음 톤으로 박자 뒤를 타는 ‘레이드백(Laid-back)’ 스타일은 소리의 파동 속에 묻혀버린다. 따라서 에미넴이 시원하게 들릴수록 제이 지는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제이 지는 이 비트가 탐나 에미넴을 섭외했지만, 결국 자신의 영토를 에미넴에게 내줬다.
Your whole damn record label, gunned up and clapped quick
네놈의 그 빌어먹을 레코드 레이블 전체가, 총 맞고 순식간에 끝장날 거다.
Shawn Carter to Jay-Z – damn, you on Jaz dick!
본명인 ‘숀 카터’부터 ‘제이 지’가 될 때까지— 젠장, 넌 여전히 스승 Jaz-O의 X이나 빨고 있군!
So little shorty’s gettin’ gunned up and clapped quick
그러니 이 꼬맹이 녀석아, 넌 총 맞고 순식간에 골로 가게 될 거다.
How much of Biggie’s rhymes is gonna come out your fat lips?
비기의 가사를 얼마나 더 그 두툼한 입술로 베껴 댈 거냐?
🎵 Note: 제이 지가 비기의 가사를 오마주라는 핑계로 자주 인용하는 걸 ‘무능한 카피’로 정의해버림.
Wanted to be on every last one of my classics
넌 내 클래식 앨범들마다 끼워달라고 안달이었지.
You pop shit, apologize, nigga, just ask Kiss!
허풍 떨다가 나중에 사과나 하지 마라, 제이다키스(Kiss)한테 물어보라고!
🎵 Note: 제이지, 비니시겔과 당시 기싸움을 벌이던 래퍼
(2) 사운드 및 기술 비평 (Technical Dissection)
[‘날카로운 금속 소리’로 집행자의 느낌을 연출하다]
- 날카로운 금속성 루프: 나스가 <Illmatic> 등에서 보여준 ‘재즈 샘플링’은 관조적이고 몽환적인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Ether>의 비트는 차갑고 날카로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 고역대(High-end)의 금속성 잔향이 강조되어 있어서, 나스의 목소리와 비트가 섞이지 않고 ‘칼날 위에 목소리가 얹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를 통해 제이 지를 랩이라는 칼로 베는듯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 정박의 타격감 vs 레이드백의 조롱: 나스는 이 곡에서 킥(Kick)과 스네어(Snare)가 떨어지는 정점에 발음을 꽉 눌러서 뱉는다. 이건 제이 지를 주먹으로 패는 듯한 ‘물리적 타격감’을 준다. 동시에, 문장의 끝이나 라임이 연결되는 지점에서는 박자 뒤로 살짝 눕는다(Laid-Back). 이를 통해서 “난 널 개패듯 패고 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아”라면서 여유를 부리는 것이다.
- 랩의 밀도와 전달력 (Delivery & Power): 나스는 평소에는 몽환적으로 랩과 비트를 섞거나, 퍼커시브 랩으로 타악기 소리를 내면서 비트 사이를 유영한다. 하지만 이 곡에서는 유달리 맺고 끊고를 강하게 하면서 가사에 힘을 주고, 비트를 찢어버릴듯이 랩을 한다. 그렇게 한 이유는 3, 4집의 실패를 극복함과 동시에 제이 지를 제물 삼아 ‘복귀’를 선언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4. 최종 비평(Final Review)
- 전방위적 인간 해체: 나스는 제이 지라는 인간의 육체(외모 컴플렉스/나이 세탁), 경제(기생적 레버리지), 사회(동성애적 은유/질병 이미지), 그리고 예술적 자아(비기 카피캣/에미넴에게의 완패)를 촘촘하게 엮어서 공격한다. 제이 지 입장에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상대의 실수를 공격하는 수준을 넘어, 제이 지라는 ‘존재 자체의 정당성’을 소각해버리는 수준이다. 제이 지가 발표한 맞대응곡 Supa Ugly와 비교해보면, 나스의 디스가 얼마나 수준 높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졸부의 왕국을 비웃는 철학의 칼날: 나스는 당시 힙합 커뮤니티에서 가장 숭고하게 여겨졌던 가치인 ‘지식’을 꺼내 들어 제이 지의 ‘돈타령’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요즘은 돈 자랑, 시계 자랑이 최고인 것 같지만, 당시에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 생존 경쟁이 치열하던 시대였기 때문에 지적, 영적 권위가 존중받았다. 그래서 나스가 “너는 부자일지는 모르나, 존중받을 가치가 없고 무지한 자“라고 낙인을 찍은 것은 상당히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 야생의 주권 회복: Ether는 제이 지를 ‘X신’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싸움을 구경하는 대중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주권자의 포효’가 무엇인지 각인시켰다. 평소 나스의 문체보다 거칠고 살벌하지만, 그 기저에 흐르는 정교한 문학적·종교적 비유와 빈틈없는 논리는 이 곡을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디스곡으로 만들었다.